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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음식집착증 (오소렉시아, 식이장애, 영양불균형)

by ondo-0 2026. 2. 25.

집착 관련 사진
집착

 

'건강한 음식'만 먹는 것도 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오소렉시아 너 보사(Ortheoexia Nervosa), 일명 건강음식집착증 환자들은 건강 증진을 위해 식단을 철저히 관리하지만, 역설적으로 영양실조와 빈혈에 시달립니다. 2년 전 저도 완벽한 식단에 집착하다가 건강검진에서 빈혈 판정을 받았던 경험이 있습니다. 건강해지려고 했는데 오히려 아팠던 그 시절이 떠올라, 이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1. 건강에 좋은 음식만 먹는데 왜 아플까?

 

여러분은 하루에 식품 성분표를 몇 번이나 확인하시나요? 오소렉시아 너 보사가 있는 사람들은 칼로리 수치와 식재료 성분을 과도하게 분석합니다. GMO, 글루텐, 가공식품, 육류, 조미료 등을 철저히 배제하고 유기농 채소와 저칼로리 식품만 고집합니다. 1997년 미국 외과의사 스티븐 브래트만(Steven Bratman)이 제안한 이 개념은, '올바른'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orthos'와 '식욕'을 뜻하는 'orexis'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저도 예전엔 그랬습니다. 백미 대신 현미, 일반 계란 대신 유정란, 마트 야채 대신 유기농 채소만 샀습니다. 장 보는 시간의 절반은 성분표를 읽는 데 썼고, 가공식품은 절대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나는 내 몸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있었지만, 점점 삶이 피곤해졌습니다.

 

문제는 '좋은 것만 먹는 것도 일종의 편식'이라는 점입니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몇몇 식품에만 치중하면 오히려 영양 불균형이 생깁니다. 저칼로리 식이섬유 위주 식단은 단백질과 철분 부족을 초래하고, 이는 골다공증과 빈혈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은 일입니다. 철저하게 관리했는데 건강검진에서 빈혈 수치가 나왔고, 의사 선생님은 "고기를 너무 안 먹어서 철분이 부족하다"라고 했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 오히려 저를 아프게 만들고 있었다는 걸.

 

 

2. 강박적인 식습관이 인간관계까지 망친다?

 

오소렉시아 너 보사는 단순히 신체 건강만 해치는 게 아닙니다. 캐나다 요크대(York University) 연구진이 과학 저널 에피타이트(Appetite)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심리·사회적 요인이 이 증상을 유발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합니다. 과거 섭식장애를 겪었거나 강박적 성향이 강한 사람에게서 더 많이 나타나며, 특히 여성에게서 두드러집니다.

 

저도 친구들과의 관계가 망가졌던 적이 있습니다. 외식할 때마다 메뉴판을 30분씩 들여다보며 "이건 MSG 들어갔을 거야, 저건 정제유 썼을 거야" 걱정했습니다. 결국 친구에게 "너랑 밥 먹기 힘들다"는 말을 들었고, 회식 자리에 도시락을 싸 가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스스로 정한 기준에서 벗어난 음식을 먹으면 일주일 내내 죄책감에 시달렸습니다.

 

하루에 3시간 이상 건강식 레시피를 검색하고, 유기농 식재료 쇼핑몰을 뒤지고, 영양 성분표를 분석하는 데 시간을 썼습니다. 정작 운동할 시간, 친구 만날 시간은 없었습니다. SNS에서 건강 인플루엔서들의 완벽한 식단 사진을 보며 "저렇게 살아야겠다"라고 다짐했지만, 실제로는 자존감만 떨어졌습니다. 연구진이 지적한 대로, 오소렉시아 너 보사는 학업이나 직장 생활 등 대인관계에도 심각한 지장을 줍니다.

 

 

3. 진짜 건강한 식습관은 따로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탄수화물·지방·단백질 균형을 맞춰 하루 40가지 이상의 식재료를 골고루 섭취하라고 조언합니다. 가공식품이나 육류, 정제 곡물을 완전히 피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며, 이를 섭취하면 안 된다는 강박을 떨쳐내야 합니다.

 

저는 지금 '80:20 법칙'으로 살고 있습니다. 80%는 균형 잡힌 식사를 하되, 20%는 마음껏 먹고 싶은 걸 먹습니다. 유기농이 아니어도 괜찮고, 가끔 라면을 먹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합니다. 신기하게도 강박을 내려놓으니 몸도 마음도 더 가벼워졌습니다. 빈혈도 사라졌고, 친구들과의 관계도 회복됐습니다.

 

일반적인 식단이라도 규칙적으로 적정량을 섭취하는 게 중요합니다. 특정 식습관을 맹신하기보다는 자신에게 필요한 식습관으로 개선해야 합니다. 체질과 상황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진정한 건강입니다. 솔직히 이건 제가 직접 겪어보니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완벽한 식단을 추구하던 시절의 저는 건강해지려다 오히려 병들고 있었습니다. 진정한 건강은 성분표에 있는 게 아니라, 죄책감 없이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마음에 있다는 걸 이제는 압니다. 여러분도 혹시 하루 3시간 이상 건강식 정보만 찾고 계시진 않나요? 그렇다면 한 번쯤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건강을 위한 선택이 오히려 당신을 아프게 만들고 있을지 모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