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킨 먹고 다음 날 샐러드 먹으면 균형 맞춰진 건가요?" 이 질문에 저는 작년까지 "당연하지"라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건강검진 결과지를 받아 든 순간, 제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요즘 '푸드게이지'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식단 관리 방식이 유행인데, 과연 이게 진짜 건강 관리일까요? 아니면 죄책감을 덜기 위한 심리적 위안일까요? 저는 직접 경험해 본 사람으로서, 이 트렌드의 명암을 솔직하게 나눠보려 합니다.
1. 평균 게이지, 보상 심리의 다른 이름
"어제 회식에서 삼겹살 먹었으니까, 오늘은 샐러드 먹어야지." 이런 패턴, 익숙하지 않으신가요? 배달의민족 외식업광장 조사에 따르면 무려 81.4%가 폭식 후 다음 끼니를 가볍게 먹는다고 답했습니다([출처: 배달의민족](https://www.baemin.com)). 이를 '평균 게이지'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평균 게이지란 하루 또는 며칠 단위로 식단의 칼로리나 영양 균형을 맞추려는 시도를 의미합니다.
저도 작년 여름 내내 이 방식을 실천했습니다. 금요일 밤 치맥을 먹으면, 토요일 아침엔 어김없이 샐러드를 주문했습니다. 치킨과 함께 제로 콜라를 시키는 것도 제 나름의 균형 맞추기였죠. "칼로리 높은 음식은 먹되, 음료라도 건강하게"라는 논리였습니다. 하지만 3개월 뒤 건강검진에서 중성지방 수치가 정상 범위를 넘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불규칙한 식사 패턴이 문제"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제로 음료를 곁들이는 행동도 전형적인 평균 게이지입니다. 제로 음료란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칼로리를 0에 가깝게 낮춘 음료를 말합니다. 하지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인공감미료의 장기 섭취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이 있습니다([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https://www.mfds.go.kr)). 결국 제로 콜라를 마신다고 해서 치킨의 포화지방이 사라지는 건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이런 방식이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완벽주의적 다이어트보다는 지속 가능하니까요. 하지만 제 경험상 이건 진짜 균형이 아니라 보상 심리였습니다. 폭식 후 죄책감을 덜기 위한 일종의 면죄부였던 겁니다. 평소에 제대로 먹지 못하니까 보상 사이클이 생기는 거였습니다.
2. 총량 게이지, 스스로 정한 한계선
평균 게이지와 다른 방식도 있습니다. 바로 '총량 게이지'입니다. 총량 게이지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음식이나 음료의 섭취량을 스스로 정해놓고 그 범위 내에서 조절하는 방식을 뜻합니다. 약 42%의 사람들이 커피나 술의 양을 스스로 제한한다고 응답했습니다. 예를 들어 "일주일에 커피는 5잔까지만", "이번 달엔 술 4회까지만" 같은 규칙을 정하는 겁니다.
저는 이 방식을 평균 게이지보다 선호합니다. 왜냐하면 총량을 정하면 그 안에서는 죄책감 없이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점심 식사 후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오늘 이미 두 잔 마셨으니 저녁엔 참아야지"가 아니라, "이번 주 세 잔 마셨으니 목요일까지 두 잔 더 괜찮아"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게 훨씬 스트레스가 덜합니다.
다만 총량 게이지도 함정이 있습니다. 한계선에 가까워질수록 조급해진다는 점입니다. "이번 주 술 3잔 마셨으니 일요일까지 1잔 남았네. 그럼 오늘 마셔버릴까?" 이런 식으로 오히려 섭취를 부추기는 역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저도 "이번 달 커피 한도 거의 다 썼으니까 오늘 두 잔 몰아 마시자"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건 건강 관리가 아니라 할당량 소진이죠. * 총량 게이지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핵심은 이겁니다:
한도를 너무 빡빡하게 잡지 않기
- 한도에 도달했다고 해서 다음 주기를 기다리며 참지 말고, 필요하면 유연하게 조정하기
-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기
영양사 친구가 해준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총량 정하는 건 좋은데, 그게 스트레스가 되면 본말전도야. 몸이 원하면 먹고, 안 원하면 안 먹는 게 진짜 건강이지."
3. 맛과 건강 사이, 진짜 균형이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조사에 따르면, 음식을 고를 때 '맛'과 '건강' 중 무엇이 더 중요하냐는 질문에 10명 중 7명 이상이 '맛'을 택했습니다([출처: 엠브레인](https://www.embrain.com)). 동시에 '건강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응답도 76.1%, '일상 속 즐거움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응답도 77.1%였습니다. 이 수치들이 보여주는 건 명확합니다. 사람들은 건강하게 살고 싶지만, 맛없는 음식만 먹으며 살 순 없다는 겁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두 가지 욕구가 거의 동일한 비율로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76.1%와 77.1%, 이 근소한 차이는 현대인이 맛과 건강 사이에서 얼마나 균형을 찾기 어려워하는지 보여줍니다. 푸드게이지는 바로 이 모순을 해결하려는 시도입니다. 완벽한 식단을 추구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타협점을 찾는 거죠.
하지만 제 경험상, '평균 게이지'나 '총량 게이지'가 진짜 균형인지는 의문입니다. 치킨과 제로 콜라를 함께 주문하는 행위, 삼겹살 먹고 다음 날 샐러드를 찾는 패턴은 영양학적 균형이라기보다 심리적 위안에 가깝습니다. 실제로 저는 치킨 먹을 때마다 "내일 샐러드 먹으면 돼"라고 생각했고, 샐러드 먹을 때는 "어제 치킨 먹어서 오늘은 이거라도 먹어야지"라고 자책했습니다. 먹는 행위가 즐거움이 아니라 죄책감과 보상의 싸움터가 된 겁니다.
진짜 균형은 뭘까요?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평소에 잘 먹고, 가끔 마음껏 먹기." 평소 5일은 잡곡밥, 생선, 나물, 국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고, 주말엔 죄책감 없이 치킨도 먹고 파스타도 먹는 겁니다. 이렇게 바꾸고 나서 3개월 뒤 다시 검진했더니 중성지방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체중도 2kg 빠졌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규칙적으로 먹으니 몸이 안정됐다"라고 하셨습니다.
4. 지속 가능한 식습관, 어떻게 만들까
푸드게이지가 양날의 칼인 이유는, 방법론은 맞는데 적용 방식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폭식과 보상을 반복하는 게 습관이 되면, 오히려 대사를 망가뜨립니다. 실제로 제가 그랬습니다. 불규칙한 식사 패턴은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리고,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고, 요요 현상을 부릅니다. 여기서 대사란 우리 몸이 음식을 에너지로 전환하고 저장하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대사가 망가지면 같은 양을 먹어도 살이 더 찌기 쉬워집니다.
지속 가능한 식습관을 만들려면 다음이 필요합니다:
- 평소 식단을 탄탄하게 유지하기 (잡곡밥, 단백질, 채소 중심)
- 간식도 과일이나 견과류로 건강하게 선택하기
- 주말이나 특별한 날엔 죄책감 없이 즐기기
- 제로 음료 같은 '면죄부 음식'에 의존하지 않기
저는 요즘 치킨 먹을 때 제로 콜라를 시키지 않습니다. 그냥 일반 콜라를 마십니다. 대신 그 한 끼를 진짜 즐깁니다. 왜냐하면 평소 5일은 제대로 먹으니까요. 이게 진짜 푸드게이지라고 생각합니다. 균형은 한 끼가 아니라 한 주, 한 달 단위로 보는 겁니다.
영양사 친구가 해준 말이 정답이었습니다. "치킨 먹으려면 그냥 맛있게 먹어. 대신 평소에 제대로 먹어." 저는 '평소'라는 개념이 없었습니다. 항상 폭식 아니면 보상식이 었죠. 하지만 평소 식단이 탄탄하면, 가끔 먹는 치킨은 그냥 즐거운 한 끼일 뿐입니다. 죄책감도 보상도 필요 없습니다.
'푸드게이지'라는 이름은 트렌디하지만, 핵심은 결국 옛날부터 강조되던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입니다. 다만 현대인은 완벽주의를 버리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이를 실천하려 한다는 점이 다릅니다. 77.1%가 "즐거움도 놓치고 싶지 않다"라고 했는데, 맞습니다. 하지만 진짜 즐거움은 죄책감 없이 먹는 겁니다. 그러려면 평소 식단이 탄탄해야 합니다. 보상이 아니라, 그냥 당당한 한 끼로 즐기는 거죠.
여러분도 '푸드게이지'를 실천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한번 돌아보세요. 그게 진짜 균형인지, 아니면 죄책감 관리 도구인지. 저는 후자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평소를 탄탄하게 만들고, 가끔은 당당하게 즐깁니다. 이게 제가 찾은 진짜 균형입니다. 작은 변화만으로도 건전한 식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말, 맞습니다. 다만 그 변화의 방향이 '보상'이 아니라 '평소'를 바꾸는 쪽이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